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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1 (토)

포항시장 공천 논란 왜 이 시점에 소환하나

이준석 “윤석열 당선인 시절 포항시장 공천 개입설” 제기
이강덕 시장 ‘컷오프’ 재심 청구중 문 예비후보 공천 개입
당시 도당위원장 김정재 의원 “연락 사실 없다” 연루 부인

경북팩트뉴스 조현묵 기자 |

 

 

지난 2022년 포항시장 선거 국민의힘 후보 공천 과정에서의 불미스런 일이 다시 소환되면서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문제는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왜 시점에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느냐다.

 

이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포항시장 공천 개입의 주도적 역할론을 거론하면서 지역은 물론 중앙정치권까지 술렁이게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국민의힘 당대표이던 자신에게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시장과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로 특정인의 공천에 관여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포항은 도당위원장이나 당협위원장 말을 듣고 공천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대통령 당선인이 저에게 역정을 내면서 (공천을) 얘기하는 건 이례적이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문충운 포항시장 예비후보가 김건희 여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공천을 받을 거라고 하고 돌아 다닌다는 정보가 들어와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당시 이강덕 포항시장 예비후보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경북도당 공청관리위원회에서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이 내려지자 재심을 청구해 놓은 상태였다.

 

이 의원이 김 여사를 찾아간 시점은 이 시점이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는 “사실이든 아니든, 확인이 필요해 긴급하게 전화했다”고 했고, 김 여사와 나눈 얘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컷오프 번복)를 보면 유추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이 의원에게 “지방선거는 도당위원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한데다 이 의원이 김 여사에게 사실 확인 차 찾아간 점으로 미뤄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힘 포항시장 공천에 관심이 많았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일로 김정재 의원(당시 도당위원장)도 난감해 하는 입장이다. 당시 도당위원장인 김 의원은 이 시장 공천 논란의 한 복판에 있었다.

 

당시 이 시장은 국힘 공천을 신청할때만 해도 무난하게 최종 경선까지는 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도당 공심위 1차에서 컷오프됐다.

 

경북도당 공관위가 3선 연임에 도전하는 도내 5곳 시군 단체장의 경우 3곳을 탈락시킨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이 하위 4위에 랭크됐던 것. 이 시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여론조사 설문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도당위원장이었던 김 의원을 몰아세웠다. 김 의원은 본인이 여론조사기관이나 설문 내용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라 공심위에서 합의 처리한 것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 시장의 저항에도 불구, 2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포항에서 김병욱 전 의원도 김 의원 손을 들어주면서 공천 게임은 사실상 끝났었다. 김 전 의원도 처음에는 이 시장 공천에 반대했던 인물이다.

 

당시 이 시장의 컷오프 후 지역 여론이 들끓자 김 전 의원은 이 시장 쪽에 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특정 후보를 ‘교체지수’ 조사 결과만을 근거로 ‘컷오프’하는 것은 지역 사회의 여론과 배치된다”며 이 시장 탈락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의원은 이후 포항시장 공천과 재심에 여러 의견을 냈고, 결국 중앙당 공관위가 재심 결정을 내리면서 버티던 김정재 의원도 한발 물러섰다.

 

논란이 되고 있는, 윤 당선인이 포항시장 공천과 관련해 이준석 대표에게 전화했다면 그 시기는 이 대표가 재심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을 때로 관측된다. 그것도 김정재 의원이 대통령에게 얘기를 해달라고 한 것인지, 문 예비후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대통령 부부에게 연결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포항공천에 관여했던 지역의 한 인사는 “선거에서 웬만하면 당 대표는 도당위원장의 의견을 들어주는데 대표와 김정재 의원 간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것이 결국 일이 터지게 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만에 하나, 김 의원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SOS를 쳤다면 재심이 내려 올 경우 그가 입을 정치적 내상이 적잖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도당위원장으로 대선을 잘 진두지휘, 급이 올라간 김 의원으로선 재심이 결정되면 체면을 구기는데다 향후 자신의 3선 도전 등 정치여정에서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현재 김 의원은 포항시장 공천 문제로 윤 당선인에게 연락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또 이준석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한때는 입장을 밝히며 반박하려고도 했지만 오히려 논란만 키운다고 생각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역인사들에게는 이 의원이 명태균씨와 얽힌 여러 의혹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내놓고 있다. 이 의원이 자신을 향해 검찰의 칼날이 조여오자 대통령 부부를 끌어들이는 한편,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식의 수를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포항지역에서는 뒤늦게 이런 문제가 불거지자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포항으로서는 아무 도움도 안되는 일에 대통령 부부까지 거론되는 사태가 참으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